[2024] 삼사오

2024. 11. 18. 18:18PROJECT/Story

1.작지만 명확한 선택, 구도심 속 협소주택

<석경 도시뷰>

서울의 구 도심지 중 하나, 수유동. 복잡하고 오래된 건물들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동네 공용주차장으로 사용되었던 못난이 삼각형 땅은 이제 신혼부부의 현대적 생활공간을 담은 협소주택으로 탈바꿈한다. 구도심 속에서 아파트의 전형적인 주거 형태를 버리고 현대적 삶의 질을 찾아낸 결과물이다.

복잡한 도시 구조의 불필요한 시선은 천창과 고측창으로 가리고, 동네의 한가로운 시선을 코너에 설치한 모서리 창으로 차분하게 응답한다.

이제 수유동 협소주택 삼사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Small but Clear Choices: A Narrow House in an Urban Core

Suyu-dong, one of Seoul’s historic urban districts, offers a blend of nostalgia and density with its maze of aged buildings. Amid this complexity, a neglected triangular plot, formerly used as a shared parking lot, has been reimagined into a contemporary living space for a newlywed couple.

This narrow house breaks away from the monotonous typology of apartment living and brings forth a new perspective on urban habitation. By balancing intimacy and openness, the design elevates the quality of life within the constraints of urban density.

The skylights and clerestory windows strategically block intrusive views while inviting abundant natural light. Meanwhile, the corner window, thoughtfully placed at the intersection of two streets, allows for a gentle exchange with the tranquil surroundings. Together, these elements redefine urban privacy and connection, creating a sanctuary in the midst of Suyu-dong’s bustling core.

The transformation of this modest triangular plot represents more than just architectural ingenuity; it marks the beginning of a journey where contemporary design and personal narratives intertwine. This is the story of the "Samsa-o Narrow House."


2.삼각형 대지 활용 전략: 부정형 대지에서 맞춤형 거주공간까지

<배치 드론 뷰>

삼각형 대지를 공간화할 때, 우리가 삼각형 안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 매우 불편한 경험을 할 것이다. 이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생활에 가장 익숙한 사각형의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삼각형 형태의 대지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도전이다. 첫 번째 접근은 예각 모서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며, 두 번째는 삼각형 내부에서 최대한 활용 가능한 직교 거주 공간의 크기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각형 안에 그려질 수 있는 최대의 사각형을 상상하며 공간을 계획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각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공간의 크기와 비율을 세심하게 조정해 나가며, 모서리를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한다.

모서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설정된다. 첫째, 공간의 일부로서 기능적 요소로 통합되거나, 둘째, 특정 목적 공간을 동선의 최종 도착지에 적합한 형태로 구성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삼각형 대지는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게 된다.

 

<2층: 코지거실과 주방>

모서리 활용 & 프로그램 연결

각 층의 프로그램 배치는 대지의 세 변 중 가장 긴 변을 축으로 설정해 이루어진다. 이 축을 기준으로 각 공간의 비율과 크기를 조정하고, 모서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며 공간을 배치한다.

공통 요소: 북측 계단실은 동선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며 건물 전체의 흐름을 이끈다.

1층: 북측 출입문은 진입과 동선의 시작점으로 설정되며, 보일러실은 외부 목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2층: 코너창은 거실에 포함되어 공간을 시각적으로 확장하며, 주방 팬트리는 동선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와 소통하는 창을 배치해 개방감을 주고, 도로 쪽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코너창을 활용하였다.

3층: 세탁실은 드레스룸 끝에 위치해 동선을 마무리하고, 매립 욕조는 욕실 동선의 마지막 지점으로 활용되며, 침실과 드레스룸, 욕실이 하나의 연속된 공간으로 연결되어 기능성을 극대화한다.

 

<3층: 드레스룸+세탁실+파우더>

생활공간 연결

각 층마다 공간을 위계와 활용성에 따라 배치한다.

1층: 사랑방 같은 아뜰리에는 외부 데크와 연결되어 있으며, 집중도가 필요한 스터디룸은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을 구분하여 개별성을 부여한다.

2층: 열린 정주 공간으로 거실, 식탁, 주방이 하나로 연결된다. 유연한 사용성과 확장성을 위해 공간 구획 없이 설계하였으며, 구조 해석을 통해 무주 공간으로 계획해 넓은 느낌을 제공한다.

3층: 침실과 욕실을 연결하는 붙박이장과 복도는 드레스룸 역할을 한다. 기능적인 T자형 동선의 끝에 세탁실을 배치하고, 교차되는 지점에 파우더와 세면대를 배치하여 활용성을 높였다. 북측의 매립 욕조가 화장실 및 샤워실과 함께 공간을 완결한다.

 


3.맞춤형 생활공간 프로그램 설계 (맞춤형 생활공간 1)

<1층:아뜰리에>

 

협소주택에서 공간을 맞춘다는 것은 거주자의 생활패턴을 반영해 필수 기능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기능은 배제하고, 선택된 프로그램은 거주자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된다. 이렇게 맞춤 설계된 프로그램은 거주자가 최대한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로써 협소한 공간에서도 효율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충족하는 주거 환경을 완성된다.

 

거주자의 생활패턴 반영과 프로그램의 최적화; 핵가족에서 핵개인으로 그리고 다시 함께.

30대 중반 신혼부부를 위해 설계된 협소주택 삼사오는 개인 공간과 가족 공간을 함께 고려한 주거 공간이다.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하는 남편과 출근하는 아내는 서로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남편의 아뜰리에를 1층에 배치하고, 아내를 위한 코지한 거실은 2층에 두었다. 2층 거실은 원형 식탁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정주 공간에 포함되어 부부가 여유롭게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다.

 

<1층: 전실+스터디룸>

적층하는 공간과 효율적인 동선; 잘 쌓아야 생활이 편하다.

협소한 대지의 특성상 삼사오는 수직으로 공간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각 층에는 주요 프로그램 두 개를 층마다 배치해서 공간의 용도와 기능을 명확히 구분한다. 1층에는 개별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아뜰리에와 스터디룸을 배치하고, 2층에는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거실과 주방을 둔다. 3층에는 부부의 사적인 생활공간인 침실과 욕실이 자리한다. 부부의 생활에 따라 적층된 각층 프로그램은 나란히 병렬로 연결되어 북측 모서리 계단과 기능적으로 연결된다.

 

<3층: 붙박이장, 드레스룸, 복도>

맞춤 수납공간과 생활공간 연결: 다다익선 수납.

각 공간에는 거주자의 필요에 맞춰 맞춤형 수납공간이 설계된다. 3층 붙박이장은 침실과 욕실을 연결하는 동선 역할과 드레스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동선의 끝에는 세탁실을 배치해 효율성을 높였고, 북측 모서리 매립욕조로 이어지는 분기점에는 파우더 겸 세면대를 설치해 유기적인 생활 동선을 만들었다. 2층 사선 벽체를 따라 설치된 주방 가구는 주방용품을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도록 하고, 북측 모서리의 팬트리로 실용성을 높였다. 여기에 1층 아뜰리에 수납장에 설치된 히든도어는 화장실을 재치 있게 감추는 매력을 보여준다.

 


4. 정주 공간과 개인 휴식 공간의 특화 (맞춤형 생활공간 2)

<외부: 도로에서 >

 

삼사오 협소주택의 정주 공간 설계는 협소한 공간 속에서 거주자의 생활 방식을 충실히 반영하며, 함께하는 공간과 개인적인 휴식 공간을 균형 있게 배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개방적이면서도 아늑한 공간 구성을 통해 거주자는 편안함과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삼사오는 거실과 주방의 개방감, 침실과 욕실의 프라이버시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 구성을 통해 작지만 안락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낸다.

 

<2층: 거실과 주방>

함께하는 여유 공간: 거실과 주방의 조화로운 배치

삼사오의 거실과 주방은 신혼부부가 소통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코지한 거실은 원형 식탁과 연결된 주방과 하나의 흐름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요리하고 식사하는 시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동측 코너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부한 자연광은 개방감과 아늑함을 동시에 제공하여, 협소한 면적에서도 거주자가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설계는 작은 공간 속에서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기능적이며 감성적인 생활 공간을 형성한다.

 

<3층: 매립욕조>

프라이버시와 휴식의 조화: 침실과 매립 욕조가 있는 욕실

개인적 휴식을 위한 침실과 욕실은 거주자의 프라이버시와 깊은 휴식을 보장하는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3층에 위치한 침실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개방감을 유지할 수 있는 창을 배치하여 아늑함을 더했다. 욕실에는 매립 욕조를 설치해, 하루의 피로를 푸는 안식처로 기능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침실과 욕실은 사적인 공간의 아늑함과 편안함을 극대화하며, 프라이버시와 휴식의 조화를 이룬다.

 

<2층: 패브릭쇼파, 식탁, 주방>

감각적 미니멀리즘을 통한 정주 공간의 완성

삼사오 협소주택의 정주 공간은 미니멀리즘의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아늑함을 제공하는 디자인 요소로 완성된다. 원형 테이블 위의 팬던트 조명은 따뜻한 빛을 발산하며, 그레이톤 패브릭 소파와 목재 원형 테이블은 자연스러운 질감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더한다. 바닥은 마이크로 시멘트로 마감하여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러한 마감재와 가구의 조화는 공간에 안정감과 감각적 만족을 선사한다.


5. 자연과 도시의 조화로운 조망 (개방감과 프라이버시)

<외부: 도로에서>

삼사오 협소주택의 창문 배치는 자연과 도시 경관을 조화롭게 담아내면서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균형 있게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북측으로는 멀리 보이는 북한산을, 동측으로는 도심의 풍경을 프레임에 담아내며, 거주자는 집 안에서 다채로운 외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설계는 협소한 공간에서도 넓고 쾌적한 주거 경험을 제공한다.

<2층 동측 코너창>

 

도심 경관과의 조화: 동측 코너창

2층 거실의 동측 코너창은 도심 속에서도 개방감을 극대화하며, 높은 건물이 없는 지점에 위치해 프라이버시를 유지한다. 이 창을 통해 풍부한 자연광이 유입되어 공간을 밝게 만들며, 거주자가 도시와 연결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코너창의 위치 선정은 채광과 시각적 개방감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계산된 결과다.

 

자연을 담은 창문: 북한산을 바라보다

3층에 위치한 세탁실 창과 매립 욕조의 창은 북서측으로 멀리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세탁실 창은 일상의 동선과 차경을 맞추어 자연스럽게 시선을 확장하고, 욕실의 창은 목욕 중에도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이러한 배치는 일상 속에서도 자연을 가까이 느끼도록 하여 심리적 개방감을 더해준다.

<계단과 천창>

 

프라이버시와 채광의 조화: 계단실 천창과 고측창

서측과 북측의 인접 건물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도로 쪽 창문은 최소화하고, 창문이 없는 벽면을 적극 활용했다. 대신 계단실 상부에 천창을 설치하여 1층까지 자연광을 끌어들이고, 3층 침실의 고측창을 통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채광을 확보했다. 이러한 설계는 협소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내를 밝고 쾌적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6. 지속 가능한 건축 기술 적용 (에너지 절약과 쾌적한 환경)

협소한 대지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주거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삼사오 협소주택은 스틸하우스 구조로 시공되었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인 시공 모델링을 통해 현장 오차를 최소화하고, 시공 효율을 극대화했다.

 

정확성을 극대화한 시공 모델링과 현장 조립

설계 초기부터 진행한 디자인 모델링을 시공 모델링으로 전환하여, 현장에서 시공 오차를 줄였다. 공장으로 전송된 모델링 데이터를 활용해 부재 단위로 제품을 생산하고, 각 부재는 일련의 순서에 따라 패킹되어 현장에 납품 후 조립된다. 조립은 현장에서 미리 준비된 가이드 선에 따라 정확히 진행된다.

 

장스팬 구조를 통한 개방적 공간 설계

스틸과 철골조를 결합한 장스팬 구조를 통해 2층의 거실과 식탁 공간을 삼각형 대지에 맞춘 넓고 개방적인 오픈 공간으로 구성했다. 장스팬 구조는 거주자에게 탁월한 개방감을 제공하며, 협소한 대지에서도 넓은 거실과 주방을 구현해 생활의 질을 높인다. 개방적 거실은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여유롭고 쾌적한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전열교환기와 실링팬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고 사계절 내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전열교환기와 실링팬을 설치했다. 전열교환기는 실내외 온도 차를 조절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실링팬은 공기 순환을 도와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한다. 이 두 장치는 작은 공간에서도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스틸의 재활용성과 자원 순환 가능성

자원 순환을 목표로 포스코의 포스맥 소재 스틸을 사용했다. 100% 재활용 가능한 스틸은 건축물 해체 시 폐기물 없이 자재를 재사용할 수 있다. 필요 시 해체된 스틸은 다른 건축물에 재조립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 전기 용광로에서 다시 녹여 새로운 스틸로 환원된다. 이 과정에서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 재활용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인다. 최근 철강 산업에 도입된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기존 석탄 기반 방식을 대체하며, 철강 생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삼사오 프로젝트에 사용된 스틸은 이러한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자재로, 자원 순환과 탄소 저감 목표 실현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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